여행 이야기

It's a Heartache

달빛 아래 파도 2014. 8. 12. 23:12






 

 

보니 테일러라는 영국 가수가 있었습니다. 우린 해변에서 큰 소리로

송창식의 '고래사냥'과 폴 앵커의 '크레이지 러브', 그리고 보니 테일러의

'이츠 어 하트에이크' 부르곤 했었죠.

10대 후반, 아니면 20대 초반으로 생각나는데
친구와 둘이서 남해안 통영 앞바다 비진도에 갔습니다.
하얀 모래밭과 일렁이는 물결에 빠져 수영하고 물고기 잡고
즐겁게 놀았지요.

이튿날 아침, 안개 자욱한 백사장 걸으며 이 노랠 들었어요.
아까 말한 보니 테일러의 It's A Heartache...

사랑은 아픔이에요
마음의 아픔일 뿐이죠
너무 늦어버린 다음에야 깨닫게 되고
모든 희망을 잃은 후에야 느끼죠

약간 쉰 듯한 그리고 몽환적인 눈동자로 남자 마음 훔쳐내는,
아니 빨아들이는 보니 테일러 목소리에 취해 있는데 뿌연 바다안개 너머에
흐릿한 실루엣 나타났습니다.

긴 머리 소녀였죠.
곱게 딴 머리를 피서지에서 풀었더군요.
마산여고생이라고...
마산에 있는 여고생이라는 것인지,
아니면 마산여고 다닌다는 것인지 몰랐습니다.
그냥 긴 머리 소녀들과 함께 이츠 어 하트에이크 들으며 해변 걸었습니다.

그땐 모르고 더 커서 알았는데요.
보니 테일러 말대로
사랑은 아픔이더군요.
마음의 아픔이었어요.
아주 많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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