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살던 고향은...
나의 살던 고향은
꽃피는 산골
복숭아꽃 살구꽃 아기 진달래
울긋불긋 꽃대궐 차린 동네 그 속에서...
동요작가 이원수 선생 노랫말에 홍난파 선생이 곡 붙인
'고향의 봄'입니다.
여러분도 어려서 많이 불렀죠?
그런데 노랫말을 조금 고쳐야겠군요.
이원수 선생님께는 죄송하지만 가사에 들어간 조사를 없애는 편이 나을 것 같아서요.
원래 조사(助詞)는 '
문장 연결이 잘못되어 커다란 혼란이 일어날 것입니다.
문제는 이런 조사를 너무 자주, 불필요한 부분에 이르기까지 쓰고 있다는 것입니다.
왜 이렇게 조사를 많이 쓰게 되었는지 자세히 알 수 없지만 일본 식민지배와 밀접한 관계가
있다고 보여집니다.
일본어는 한글보다 훨씬 많은 조사를 쓰는 문장구조형식을 갖고 있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어 '내 책'을 '나의 책' 私の 本(와다시노 혼)이라 쓰고 말합니다.
조사는 의 말고도 을, 를, 은, 는, 이, 가... 등 여러가지 있는데 그중 대표적이고 가장 빈번하게
쓰는 말이 '의' 입니다.
일본이 우리나라를 침략하여 36년간 식민통치하며 조선어 말살 정책을 써 우리 말 우리 글을
없애려 했고, 해방 후 일본으로 부터 새로운 문물 받아들이는 과정에서 일본식 말과 글이
따라 들어오게 된 것입니다.
지금도 나이 드신 분들은 손수레를 니아까, 구루마... 이런 식으로 부르죠.
그래서 '나의 살던 고향' 보다 '내가 살던 고향'이 바른 표현입니다.
그럼 조사를 고쳐 함께 불러 볼까요?
내가 살던 고향은
꽃피는 산골
복숭아꽃 살구꽃 아기 진달래
울긋불긋 꽃대궐 차린 동네 그 속에서 놀던 때가 그립습니다.
어때요?
더 낫지 않나요.
이번에는 영어 얘기인데요.
우리 회사에서 아내를 아내라 부르는 사람은 저 뿐입니다.
그럼 다른 사람들은 아내를 뭐라 할까요.
와이프, Wife라 부릅니다. 젊은이 늙은이 가리지 않고 모두 와이프죠.
대화 중 제가 아내라 하면 어색해합니다. 아내라는 호칭이 불편하고 어색하다니...
우리 말이 큰 위기를 맞고 있는 현실이라 안타깝기 그지 없습니다.
우리나라 사람처럼 영어 많이 쓰는 민족은 미국, 영국, 캐나다 같은 영어권 국가 빼고
지구상에 없다 합니다. 원래 외국어, 외래어는 자국어로 표기가 불가능할 때 제한적으로
쓰는 것인데 우리나라는 지식인들이 앞장서 쓰다 보니 많이 배우고 유식한 사람들이 쓰는
언어로 일반에 인식되었으며 이제는 남녀노소 가릴 것 없이 죄다 영어로 말하는 현실입니다.
그렇다면 영어를 쓰지 않은 것이 옳은 일일까요?
그렇지 않습니다. 영어를 써야 합니다. 일반인도 독해와 회화 능력 키워 영어신문 보고 외국인과
자유롭게 대화 나누면 좋은 일입니다. 그렇지만 영어를 더욱 열심히 해야 할 사람은
앞으로 영어 써야 할 사람들...
이를테면 학생이나 외교관, 학자, 기자, 과학자, 무역종사자, 비행기 승무원, 의사 등등...
현재 또는 미래에 영어가 꼭 필요한 사람이 써야 하는 것입니다.
일반인들이 싱크홀, 와이프, 스케쥴, 럭셔리, 시스루... 이런 말 쓴다고 그 나라 영어실력이
올라가는 것 아니거든요.
젊은층이나 방송 연예계에서 즐겨 쓰는 '한글 파괴어' 몇 개 소개할까요?
*베이글녀 -베이비와 글래머를 합친 것으로 얼굴은 아이처럼 어리고 몸은 글래머(육감적인 몸매를 지녀
성적인 매력 풍기는 여자)인 여자를 지칭한 말
*멘붕 -멘탈 붕괴 약자. 멘탈(정신)이 무너진다는 뜻으로, 어떤 사건이나 일로 큰 충격을 받거나
감당하기 어려운 상황에 처해 몹씨 어려운 처지를 일컫는 말.
*돌싱 -돌아온 싱글. 이혼이나 사별로 배우자와 헤어져 다시 혼자 됐다는 뜻.
이것 말고도 곳곳에서 우리 말을 왜곡하고 파괴하는데 우리 모두 두 눈 똑바로 뜨고 지키지 않으면
머잖아 한글이 회복할 수 없는 상처 입어 상대방(특히 젊은층) 하는 말이 무슨 뜻인지
모르거나 심하면 통역을 대동해야 하는 사태에 이르게 될까 두렵습니다.
내일이 한글날이군요.
겨레말 아끼고 다듬어 우리 후손들이 자랑스런 문화민족으로 이 땅에 영생토록 살아가길 기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