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4월은 잔인한 달

달빛 아래 파도 2013. 4. 4. 21:17

 

 

 

4월은 잔인한 달
죽은 땅에서 라일락을 키워내고
추억과 욕망을 뒤섞으며
봄비로 잠든 뿌리를 일깨운다.

지난 겨울은 오히려
우리를 따듯하게 했었다.
망각의 눈으로 대지를 덮고
마른 구근으로 미약한 생명을 키웠으니...

-T.S. 엘리엇

언제 추위가 있었는지...
언제 눈보라가 몰았쳤는지...
기억이 아득합니다.

이렇듯 우린 지난 날에 대한
망각의 미로를 헤매며 살아가는지 모릅니다.

봄볕이 따사롭군요.
며칠 전 서부간선 도로를 지나며 노란 꽃망울 막 터트리기
시작한 개나리를 봤는데 오늘 퇴근길, 뜰에 있는 작은
돌 틈에서 여리고 약한 진달래 몇 송이가 파르르 떨고 있는
모습을 발견했습니다.

 

봄 소식이 반갑고 생명 또한 경이롭군요.
이렇게 화창한 4월이 잔인한 달 이라니...
영국 시인의 은유를 헤아릴 수 없지만, 젊어서 4월은 잔인한 달...
어쩌고 하며 딥 퍼플의 <에이프릴>을 흥얼거렸지요.

남녘을 화사하게 수 놓은 꽃 무리가 빠르게 북상하고 있더군요.

저도 이달 하순께 북한산에 다녀올까 합니다.

제가 우별나게 진달래를 좋아 하거든요.

지리산 세석평전과 소백산 등 많은 곳에서 진달래 만났지만

북한산 진달래 능선이 가장 좋더라고요.

 

새봄 맞는 당신도 산이나 들에서 자연의 숨결 들어보세요.

그곳에서 우주 만물의 오묘한 조화와 놀라운 생명의 발아 현장을

볼 수 있으니까요.

 

4월은

잔인한 달이 아닌...

생명의 달,

기쁨의 달,

행복의 달이 되길 기원합니다. ^^*